지난 27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셧다운 제도의 위헌성과 이중 규제의 문제점 및 실효성을 점검하기 위한 ‘셧다운 제도에 대한 제언’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학부모인 김혜정 씨가 참석해 눈물 어린 호소를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동안의 힘들었던 시간이 생각나 울먹이며 발표를 시작한 그녀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며 발언을 이어 나갔고 발표가 끝난 뒤 청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김혜정 씨의 이야기를 디스이즈게임이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게임중독 자녀를 둔 학부모 자격으로 참석한 김혜정 씨.
저는 중2, 고2 자녀를 둔 학부모입니다. 큰 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게임을 시작했고 현재 게임중독 치료가 진행 중인데요, 그로 인해 처음으로 지옥을 맛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셧다운제에는 반대합니다. 비록 고통은 당했지만 모든 부모가 셧다운제를 원하는 건 아닙니다.
제 아이는 중학교 2학년 때 학업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공부로 아이를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아이가 게임을 접했고, 과몰입에 이르고 갈등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힘들게 병원 치료를 결정했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부모가 더 많은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게임은 그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의 도피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 인터넷-게임 과몰입, 부모의 편의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요?
물론 우리 부모와 사회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아이들의 인터넷 및 게임 과몰입은 심각합니다. 성적으로 인한 부모와의 갈등 심화로 심각성이 가시화되는 중학교 시기보다 오히려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유치원부터 문제는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부 특별한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무분별하게 노출돼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부모와 아이들마저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PC에게 자녀 돌보미와 친구 역할을 떠맡기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는 이유는 단순히 게임의 중독성이나 재미 때문만이 아닙니다. 너무 어릴 때부터 쉽게 노출된 가정문화에서 비롯됐죠.
가정에서 부모나 친구와 함께 공동 놀이문화를 만드는 노력 대신 저렴하고 쉬운 인터넷이나 게임을 적절한 지도 없이 맡기는 등 자녀와 부모 모두 PC에 편하게 의존해 왔습니다. 아이들이 원한 게 아니라 내가 좀더 편해지기 위해 떠맡긴 게 사실입니다. 제 주변 부모들도 꽤 그렇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한국은 아이들에게 게임만 권하는 사회입니다. 2~3시간 나가서 놀 짬을 안 줘요. 사교육, 학원, 그리고 방과후 학교에 시간, 공간, 친구까지 뺏긴 아이들에게 시간적, 경제적, 공간적으로 가장 저렴하고 편하며 친구까지 만들어주는 것이 게임이기 때문이죠.
공부 외에는 허용되지 않고 스스로 문제와 고민을 나눌 상대와 적절한 사회적 도움 시스템이 거의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게임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비상구이자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매력적인 도피처입니다.
■ 부모들은 게임을 싫어하기 전에 이해부터 해야 합니다
자정을 넘겨 공부하는 자녀의 수면과 건강, 다음 날 학습을 가볍게 걱정하지만 수면권, 건강권을 말하며 심각하게 말리는 부모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 권리를 위해 자정 이후 공부나 독서를 못하게 강제로 불을 끄거나 부모가 못하니 ‘신데렐라 소등법’을 만들자고 하지 않을 것이고, 정부 또한 그런 법을 만들 리가 없겠죠.
중학교에 들어서 성적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성적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면서 부모는 본격적으로 자녀를 관리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도 학업 스트레스와 부모의 잔소리를 피해 더 게임에 몰입하게 되면서 게임과 성적 및 갈등의 악순환이 고착되죠.
게임으로 인한 흉악 범죄 발생의 연령대가 주로 중학교 무렵이고 빈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구성원 간의 이해 충돌과 갈등이 이 시기에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모두 게임의 탓은 아니지만 많은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 문화보다는 게임과 인터넷에 과도하게 의존해 아이들과 부모 모두 어려움을 겪고 건강과 수면이 일정 정도 방해돼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삶에서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할 때, 공동체적 고민과 대책마련은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개인과 사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정부와 어른들의 책임은 없다는 듯이 성적 저하와 부모 갈등, 수면 부족의 원인을 게임의 중독성, 그리고 아이들 개인의 과몰입 탓으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마녀에 맞선 정의의 사도마냥 셧다운제를 들고나와 학부모를 호도하는 부도덕하고 무능한 정부가 개탄스럽습니다.
이런 시선이 편견에서 비롯됐지만 어쨌든 우리 사회가 아이들의 건강권과 수면권을 고민하기 시작한 점은 크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원인은 게임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청소년 문제의 본질에서 찾고 아이를 둘러싼 환경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청소년 문제는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 풍토와 가정과 지역 사회의 방기로 인한 인성 황폐화, 그리고 스트레스를 게임으로밖에 풀지 못하는 가족 커뮤니케이션의 모순 등 청소년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일방적이고 폐쇄적인 부조리한 모순에서 비롯됐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손쉽게 스위치 내리고 게임이나 PC를 아이들 눈앞에서 치우는 것으로는 해결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대화하고 이해하고 고민하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쉬고, 잠도 자고, 게임도 하고, 공부도 하고 놀면서 자신과 친구 그리고 사회와 진로를 고민하면서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면 마녀사냥 식의 책임 전가는 안 됩니다.
■ 셧다운으로는 그 어떤 긍정적인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① 우리 아이는 셧다운제를 원하지 않습니다. 자녀의 자기 결정권 침해입니다. 우리 아이는 밤늦게 공부하고 독서를 할 수 있듯, 더운 여름날 더위를 식히려 가족과 함께 야간 나들이를 할 수 있듯, 게임을 하고 싶으면 게임을 하길 원합니다.
그리고 명절날 고단한 일정을 정리하고 어른들이 친지와 함께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밤을 새우며 고스톱을 칠 수 있듯, 우리 아이가 고단한 하루를 정리하며 혹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또는 친구와 낮은 성적을 잊기 위해 늦은 밤이라도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을 해야 한다면 썩 내키지는 않지만 짧은 시간이라면 하게 하고 싶습니다.
② 청소년의 이야기와 공동체적인 진지한 고민이 빠진 채 일부 사람들의 편견이 부합된 일방적이고 졸속인 비민주성 법안에 우리 아이의 자율성을 빼앗길 수 없습니다.
청소년 문제의 주요 원인은 청소년을 스스로의 삶에 대해 판단능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로 보고 일방적으로 어른들이 규정하고 만든 사회 구조를 부담시키는 것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런데도 해결방법 역시 아이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타인의 삶에 영향도 주지 않는 개인적 욕구를 어른이 일방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맞춰 조절하라니요. 이건 군사독재 시절의 통금제도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가 독재사회가 아닌 민주사회라면 개인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선택할 문제를 강제로 금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됩니다. 그리고 정말로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고민하는 국가라면 환경 개선과 교육을 통해 스스로 적절하게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부모로서 자정 이후 게임 여부는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며 그 책임도 함께 지는 배움의 과정을 익혔으면 합니다.
③ 진정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수면을 위한다면 아이들이 게임에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극심한 학습노동을 강요하는 환경부터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의 건강권과 수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주범은 오히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전력 질주를 적어도 3년 이상 장거리로 시키는 과도한 학습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도 중독의 원인이 게임인 줄 알았습니다. 게임을 못하게 하면서 컴퓨터를 두 번이나 부쉈고, 핸드폰도 박살냈죠. 그러면서 갈등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고, 심지어 아이가 가출까지 시도했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과 아이의 얘기를 들어보니 아니더군요. 자신이 공부를 잘할 줄 알았는데 원하는 성적이 안 나왔고 무능하게 느껴진 나와 부모님을 생각하니 견딜 수가 없었다는 거죠. 그래서 간간히 게임을 하며 잊으려고 했는데 그게 과몰입이 된 겁니다.
그래서 아이의 처지를 이해 못하고 게임이 갈등의 원인이 된다고 대처한 것에 대해 사과했고 아이에게 학업 스트레스를 줄여줄 것을 약속하고 그저 네가 건강하길 원한다고 했더니 ‘처음으로 자길 이해하는 엄마의 얘길 들었다’고 하며 게임을 조절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뒤로 전문의의 상의를 받으며 열심히 치료받고 있습니다.
아이가 일상적으로 늦은 밤까지 게임이나 인터넷, 또는 웹소설을 보느라 기본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해 건강을 해치는 것을 원치 않듯, 대부분 아이들에게 밤을 새우며 공부하고도 성취감 대신 좌절감만을 주는 우리 사회가 원망스럽습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다가도 편하게 자정 이전이라도 잠을 청할 수 있는 기본권인 수면권과 건강권을 되돌려주길 바랍니다.
④ 실효성이 없습니다. 16세 이하는 지금 중학생에 해당하는데 부모의 무관심이나 가출 등 특별한 사유나 주말이 아니라면 대부분 중학생들은 게임에 과몰입되어 있든 아니든 자정을 넘겨서 게임을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중학생의 보편적 게임시간은 대부분 하교 시간인 오후 3시 반부터 저녁 식사시간, 또는 학원가는 시간 직전에 가정이나 PC방에서 집중적으로 합니다.
또 개인적으로 그 이후 시간에 집에서 또는 학원에서 귀가 후 11시경 이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정까지 일상적으로 넘기는 중학생 아이들은 드뭅니다. 그러므로 16세 이하 아이들에게는 셧다운제는 무용지물입니다.
⑤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나 타인의 주민등록번호 도용으로 아이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만들고 가끔은 부모 역시 공범자 또는 방관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정을 넘겨서도 게임을 해야 하는 아이들은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거나 도용 범죄를 피해가는 부적절한 방법을 학습하게 될 겁니다. 이는 주말이라도 편하게 자정 이후 게임을 하고자 하는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셧다운제가 도입되고 자정 넘겨 게임을 어쩌다 한 번 하면, 부모는 아이에게 법을 이유로 강력하게 게임을 못하게 말하거나 강제로 마우스를 뺏는 대신 못이기는 척 허용하거나 아예 모르는 척할 겁니다. 부모와 아이가 법을 어겨도 허용되고 감추면 책임을 피해가는 일이 일상적으로 경험한 아이들에게 규범을 지키고 책임지는 공동체적인 삶이 가능할까요?
⑥ 무단결석 또는 자퇴, 가출 등 또 다른 사회적-청소년 문제를 야기할 겁니다. 공부밖에 못하고 도피처가 없는 상황에서 자정에 게임까지 못하게 하면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물론 많은 아이들이 아닌 소수에 해당되겠지만, 가출과 무단 결석 또는 자퇴는 실제 현재도 일어나고 있고, 이로 인한 청소년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⑦ 부모의 마땅한 도리이고 영역인 밥상머리 자녀 교육권에 대한 지나친 침해입니다. 법은 개인끼리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을 남겨 놓고, 개인 및 가정의 문제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정능력 및 공동체적인 노력과 고민이 이뤄지고 순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셧다운제는 힘들지만 가족간 대화와 공유를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영역마저 법이 빼앗아감으로써 부모 가족간 소외를 가속시킬 겁니다.
특히 종교와 문화의 다양성이 존중받고 중요하듯 사회의 가장 기초 단위이자 근간인 각 가정의 문화적 다양성이 존중돼야 우리 사회 문화의 다양성이 담보될 수 있습니다.
내 자녀를 어떤 문화에서,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는 각 가정과 가족 공동체 간의 고유 영역이고 갈등과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고민하고 도우면서 해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 공동체 사이의 결속이 생겨납니다.
그런데 미성년 자녀의 잠자리마저 부모와 아이가 어렵고 힘들다는 이유로 노력하지 않고 또는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법에 호소한다면 부모는 평생 돈만 버는 머슴이요, 자녀는 평생 공부하는 기계 이외에 어떤 관계일까요?
법에 의존하고 호소하기보다 힘들고 가끔 생채기도 나겠지만 통과의례로 경험하고 눈과 가슴을 맞대고 이야기하며 스스로 해결하고 판단하길 바랍니다.
■ 정부와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먼저 법이 개입할 필요성을 느낄 정도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음은 환영합니다. 다만 ‘졸속 도깨비 방망이’를 가져올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①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예방 교육이 마련돼야 합니다. 인터넷 또는 게임에 대해 학교 정규 교과시간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또한 상설 상담제를 도입, 학교에서 규칙-반복적으로 기초적 상시 진단 시스템이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스스로 문제를 느끼거나 가시적 행동이 나왔을 때는 늦은 경우가 많고 치료한다고 해도 시간적-비용적 고통이 너무 크고 실패율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그 어떤 문제보다 예방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그래서 스스로 진단해 보고 점검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② 접근성 좋은 저비용 인터넷 치료 도우미 시설 및 지원이 필요합니다. 고비용과 시간의 제한 때문에 치료시기를 잃는 경우를 대비해 일상적으로 학부모와 학교, 또는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시간 구애를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 또는 저비용의 치료 기관이나 시스템이 지역사회에 만들고 꾸준한 추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제 아이도 치료를 받기까지 두 달 이상 기다렸습니다. 대형병원 몇 군데만 있을 뿐 소아과나 정신과는 이런 진료과가 없어요. 게다가 면담하는 데만 9만 원, 진단 체크가 들어가면 70만 원이 넘습니다.어느 부모가 이런 비용을 지불하고 몇 달을 기다릴까요? 이런 곳도 의지 있는 부모만 갈뿐, 이런 게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여유도 없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③ 자녀와 함께 부모의 교육도 필요합니다. 과몰입 학생들이나 의존도가 높은 학생들은 대부분 개인의 문제 위에 부모 또는 가족관계에서 오는 문제도 함께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치료 차원 또는 문화의 변화 차원에서 부모의 지원이 가장 중요하므로 부모 교육도 의무적으로 동반돼야 합니다.
저도 아이와 함께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 잘못을 깨닫고 미안해했죠. 조금 더 일찍 고민하고 공부했더라면 이 정도까지 힘들진 않았을 겁니다. 그 뒤로는 아이의 말을 먼저 듣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④ 대체 치료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합니다. 인터넷과 게임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치료) 놀이를 개발하고 보급해 대상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도 스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운동 치료나 집중력 치료, 물구나무 치료 등의 안내서 보급 등이 있겠습니다.
⑤ 건강하고 자율적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사회적 토양 구축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부 외에도 다양한 놀이문화와 인간관계 성립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사회가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환경과 우리 사회의 지나친 경쟁 및 성과주의적 모습을 반성하고 개선해야 하며, 특히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의 영역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장려해야 합니다.
⑥ 자녀의 다양성과 인권을 존중해주기 위한 부모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공부에 방해된다고 자정 이후 잠자리 문제를 국가에 넘기는 일부 부모들의 의견에 부합돼 수호천사 노릇을 하지 말고, 사건이 생길 때마다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공포감에 시달리도록 조성하지 말며,대학 잘 가는 법, 취업 잘 하는 법, 사교육 없이 공부 잘 하는 법 등 온통 공부 얘기만 하지 말고, 부모들에게 정말로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부모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공부가 필요합니다.
셧다운 제도는 일시적 또는 개별 아이들 몇몇에게 약간의 억제 효과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에게 게임을 권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놔둔 채 자정 이후 자녀의 PC와 잠자리는 국가가 굳건하게 지킬 테니 대낮에 인터넷에 과몰입하고 학습 노동에 지쳐 건강과 수면을 침해받는 것은 부모가 책임져라? 더욱이 가출, 자퇴, 결석도 가정과 아이가 책임져라? 말이 안 됩니다.
대문 안 내 아이 PC과 잠자리는 내가 잘 지킬 테니 정부는 대문 밖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 아이들이 하는 얘기 좀 진지하게 들어주세요.
엄마인 제가 원하는 것은 우리 아이가 자정 이후 잠도 자고, 밤을 새우며 친구와 수다를 떨고, 밤에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듯, 원한다면 범법자가 된다는 자책감 없이 가끔은 편하게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