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쉽게 내뱉는 말을 조근조근 아이에게 쉽게 전하고자 하는 예시와 나의 생각을 덧붙였다.
이 예시는 "초등글쓰기가 정답이다" 신진상, 최양희 지음, 2009. 인더북스에서 발췌했다.
"이걸 글이라고 썼냐?"
"글쓰기에 흥미가 없구나. 먼저 글쓰기에 대한 공포부터 극복해가야겠네."
사실 나는 이런 말은 안한다. 글씨가 매우 엉망인 경우에 대해 채근하고 혼내는 경우는 있지만 내용 자체에 대해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내용에 대한 비판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이는 글을 쓰지 않는다. 그냥 흉내낼뿐이다. 글쓰기는 오로지 기다려주고 또 가르치고 또 기다리는 일의 연속일 뿐이라 생각한다.
"왜 이렇게 짧게 썼어?"
"우리 ○○이가 쓸 이야깃거리가 없었나?"
이것은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짧게 쓴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돌보는 시간과 여유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아이도 어른과 같이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어지면 일기글 따위는 대충하고 넘어가버린다. 요인이 무엇인가가 매우 중요한데 가정적인 부분인가 혹은 과도한 학원스케줄 때문인가를 꼭 확인해봐야한다. 그 다음엔 이야깃거리를 하나하나 던져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그것도 만만한 일은 아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번 쓰겠다.
"왜 이렇게 내용이 없니?"
"분량은 겨우 채웠지만 자신이 없네. 좀 더 내용을 구상한 후에 써보면 어떨까?"
내용이 없는 것에 대해 조급하게 대응하면 아이는 대체적으로 글쓰기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된다. 내용은 정말 자발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진정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끓어넘쳐야지 나오는 것이라 내용이 없다고 아이를 채근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일이다. 밑의 예시처럼 다독이는 말로 꼭 아이를 지켜보자.
"너의 글은 도대체 말이 안돼."
"문장들이 조금 제각각이라는 느낌이야. 앞뒤를 생각하면서 써보면 좋겠어."
이런말은 보통의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잘 하지 않는다. 왜냐면 이렇게 말하고 나서는 자신이 조목조목 비판해야하며 비판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배경지식과 그 글을 낱낱히 파헤칠 수 있는 정신적 노동력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섣불리 이런 말을 하지는 않는데 생각해보니.... 음... 나의 지도교수님은 논문지도하실때 잘하시곤 한다.
"네 글은 너무 밋밋해, 재미가 없어."
"재미있는 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론, 본론, 결론을 다양한 형식으로 써볼까?"
재미가 없다는 비판은 쉽게 내뱉지 않는 편이 좋다. 결코 아이나 지도하는 사람에게 좋을 일이 없다. 비판은 그 사안에 대해 해야지 뭉뚱그려 한다는 건 감정만 상하기 딱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