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정리를 하다보니
올해 꽤나 시끄럽게 애들을 아침부터 잡아댄 특색사업 "수리야놀자"를 버리게 되었다.
[여기서 전혀 모르는 분들을 위한 "수리야 놀자"의 설명....
수리야 놀자는 모 지역교육청에서 애들에게 아침 10분동안
인터넷에 올려진 5문제를 풀고 하루하루 기록향상을 측정해
공책에 남기는 일종의 수와연산 특화를 노리는 아침자습활동이다.
문제는 모든 애들에게 다 시키고 싶어하시는 교육청 아저씨들의 뜨거운 열정이 있겠다.
교육세 열심히 내봐야 애들에게 이런데 공책 만들어 뿌린다고 바쁘시다.
그리고 이 공책 절반은 못쓰고 버리게 된다. 한권을 한학기로 지정했지만
4월에 시작해 6월에 평가하면...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뭐 이야기하면 끝도 없다.
문제점과 설명은 이쯤에서... 생략]
한해동안 애들이 아침나절에 10분동안 한다고 노력했지만
정작 아침에 여러가지 활동이 복합적으로 실시되는 바람에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여러 편법을 많이 동원해야 했던 기막힌 특색사업이다.
아침나절에 육상부, 농구부, 특기적성, 합창부, 국악부... 활동하러가고나면
5-6명이 남는 경우도 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이 공책을 써야 한단다.
왜냐면... 교육청에서 잘쓰는지 감사가 나오기 때문이다.
교육청 역점사업이라고 하지만...
사실 나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이 많은 아이들이 서로 아침마다 같은 문제를 푸는 것이 정말 효과적일까?
특히 이 공책을 열심히 활동하는 아이들 중에 수리야놀자 문제가 필요한 학생은 별로 많지 않다.
어느틈엔가 아이들에게 기계적인 풀이를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드는 사업이었다.
물론 나도 좀더 나은 방법으로 구성하기 위해 6번째 문제를 만들어서 제시하곤 했다.
뭐 여섯번째 문제는 정말 효과적이었다.
아이들에게 생각을 요하는 응용문제는 많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긴 했지만
이것을 활동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아침에 제발이지 역점사업이라며 모든 아이들에게 같은 것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물종이 위기에서 살아남는건 덩치가 크고 빨라서가 아니라 다양하기 때문에 살아남은거 아닌가?
20세기 중반 산업화사회에서나 통하던 일률적인 교육방식으로
21세기에 태어난 애들을 가르치고자 하는
21세기에 태어난 애들을 가르치고자 하는
행정적인 그 방식에 나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고싶고 필요한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불필요한 아이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주는 것이 교육이 할 일이 아닐까?
나는 평등과 균등도 제대로 구분못하는 어줍잖은 평등론자가 아니다.
난 내일을 하면서 또하나의 피드백을 기록하며
이 무거운 공책들을 재활용 포대에 넣었다.
피드백 : 수리야놀자는 PPT로 주는것 보다 프린트 해서 애들에게 주는게 제일 좋은 것 같다.
1주일치를 프린트 해서 작게 잘라 주면 애들이 그때 그때 도착해 그 문제를 풀고
나중에 한꺼번에 풀이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것 같다.
그리고 좀 귀찮아도 6번째 문제는 만들어서 제시하자.
6번째 문제가 제시되던 시기엔 정말 애들이 수학에 기본이 잘 닦였었다.
잊지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