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189년 만에 재폭발, 거대한 화산재를 분출하면서 유럽의 하늘길을 막는 사태가 발생하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런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2년 전 금융위기로 국가부도 사태에 몰린 뒤 영국과 북유럽국가들로부터 부채상환 압력을 받고 있는 아이슬란드가 화산재로 이들 국가에 보복을 가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우연히도 아이슬란드 채권국과 화산재 이동 지역이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묘한 느낌을 주고 있다.
문제의 화산은 1100년의 역사에서 단 4차례 폭발했으며, 마지막 폭발은 1821년에 있었다. 이 화산은 지난달 20일 재폭발했고, 14일부터 거대한 화산재를 뿜어내고 있다. 화산재는 대서양 상공 11㎞까지 올라간 뒤 바람을 타고 남동진, 영국과 북유럽 상공을 뒤덮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덴마크,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 공항들은 항공기 운항 전면 금지 조치로 아수라장이 됐다. 반면 아이슬란드 상공은 쾌청해 이 나라 공항들은 모두 정상 가동되고 있다.
16일 하루 동안에만 유럽 전역에서 1만7000여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면서 유럽 공항들의 인근에 있는 호텔들은 갑자기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겪고 있다. 대도시 기차역에는 표를 구하려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특히 25개 공항에서 항공기 전면 운항금지 조치가 취해진 프랑스의 경우 국철(SNCF)의 파업사태까지 겹쳐 '교통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화산재 사태는 항공기 추락사고로 숨진 폴란드의 고(故)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의 장례식 행사에도 지장을 초래할 전망이다. 그단스크 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무기한 중단됨에 따라 장례식(18일)에 참석하려는 세계 각국 정상들의 방문 일정에 차질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럽 상공이 사실상 '비행금지구역'으로 전환되자 이쪽과 교통량이 가장 많은 북미 대륙도 일대 혼란에 빠졌다. 뉴욕의 JFK·러과디아·뉴어크 공항을 감독하는 뉴욕·뉴저지 항만청의 스티브 콜먼 대변인은 15일 "영국으로 향하거나 영국에서 오는 비행기가 없다"고 밝혔다. 뉴욕-런던 노선은 타이베이-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분주한 항공노선이다.
이 밖에 워싱턴 D.C.와 볼티모어 공항 등 미국 대서양 연안의 공항 대부분이 유럽으로 가는 항공편의 운항을 취소하는 사태가 속출했으며, 영국의 주요 공항들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들도 전부 결항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항공운송협회를 인용, 미국의 항공사들이 유럽을 왕래하는 항공교통의 절반에 이르는 165편의 비행을 취소했고, 유럽을 통과하는 비행기들이 통상 아이슬란드 상공 부근을 지나기 때문에 16일에도 최소 이 정도의 항공편이 운항중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http://www.boston.com/bigpicture/2010/04/more_from_eyjafjallajokull.html